어젯밤엔 (내가 있는 서울에선 안 보일 거란 걸 알면서도) 굳이 별똥별을 보겠다며 단골 카페에 갔다가 동호대교 밑에서 두 시간을 보냈더랜다. 밝은 서울 한복판에서 유성우를 보겠다는 쉬운 마음을 고분고분 들어줄 리 없겠지.
낙하하는 별을 보진 못했지만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좋았고, 소란스럽지 않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좋았다. 더운 기온에도 손깍지를 꼭 끼고 걷는 사람들, 굵은 땀방울 흘려가며 뛰는 사람들. 각자의 몫을 견디고 만끽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한풀 꺾인 더위, 시원함이 느껴지는 바람에 산뜻함이 맴돈다. 꺼져가는 여름을 만끽하는 순간.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것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더 즐길 수 있었을 텐데 하고. 흘러가고 사라지는 것들은 어째서 이렇게 아름다운지. 유한함이 가진 찬란함을 동경하고, 유한한 것들이 염원하는 영원의 마음을, 그 속의 간절함을 사랑한다.
눈부시게 사라지는 별이 품은 소망. 눈에 보이지 않았어도 어젯밤 사람들 마음에 여러 소망이 수면 위로 올라왔겠지. 품고 있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밤이면 계절을 건너가는 기분이 한층 짙어진다. 사람의 온기가 더욱 애틋하고 간절해지는 계절이 오는 것이 설레기도 하고. 올해는 꼭 눈사람을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