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끊임없이 피어나는 거야.’
삶이 나를 지독하게 만들고, 지독히 괴롭힐 때 외우는 주문 같은 문장. 차곡히 쌓인 절망이 나를 짓누를 때도.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람이, 사랑이 고스란히 져버리는 시간을 지나 오는 순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사 속에서 외쳐보고 새겨도 보고 가만히 바라보고 품어보는 일. 인생은 끊임없이 피어나는 거라며 되새겨본다.
지는 일만 있으랴, 피어나는 일도 있다. 피어나는 일만 있으랴, 지는 일도 있겠거니. 차분히 져버리는 나의 마음을 도닥거리며 천천히 또박 또박 아로새겨본다. 무던히 넘어져도 일어서는 법만 알면 된다. 계절이 지나져버리는 것도 다시 피어나면 되는 일이다. 다시. 다시 한번. 거듭하면 된다.
앞으로도 지겹도록 져버릴 테지만 지독히 끊임없이 피어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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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삼 년. 사월.
최백호 선생님의 새로운 앨범이 나왔다. 이름은 [찰나]. 처음으로 앨범 수록곡들을 전부 들었을 땐 '새롭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하입비스트에 올라온 최백호 선생님의 인터뷰 전문을 읽고 다시 들으니 새롭다기 보다 뭉클해졌다. 왜인지는 몰라도 음악이 살갗 위로 소담히 얹히는 기분으로 흘러들어온다. 선율 하나하나가 담에 덩굴이 감겨 올라오듯 몸을 감싸는 기분으로. 특히 죠지와 함께한 노래 ‘개화’의 가사가 참 좋다. 인생은 계속해서 피어나는 일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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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어둠 속에 끝도 없이
우린 별을 이어 꿈을 꾸지
아직 완전하지 않은 선 조차 괜찮아
반복된 하루 멀리 달려가 봐
두 발을 잡은 저 잿빛 도신 지운 채
아주 먼 곳에 있는 별의 불빛
그 빛을 닮아있는 지금 우리
내 안의 꽃
삶이란 꽃
일 나를 알아가는 일이
다시 지친 발을 딛게 하지
잠시 길을 잃어 헤맨다 해도 좋아
떨린 눈 위로 내리쬐는 달빛
세상의 온도 찬 시선들을 잊게 해
아주 먼 곳에 있는 별의 불빛
그 빛을 닮아있는 지금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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