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바람이 가볍에 일렁이는 4월.
봄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살결을 부드럽게 스치고가는 봄바람에 벚꽃 잎이 춤추며 내려온다. 사랑비가 내려온 다는 가사말이 생각나는 부드러운 모양새로. 봄은 대개 사랑같은 모양을 한다. 핑크빛 분위기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분위기를 내는 것처럼 봄은 각양각색의 분홍빛이 만연하기에. 사랑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유독 봄에 아파지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없는 사랑이라는 무기가 온 세상에 충만해 지기에. 늘 사랑이 부족한 채로 사월을 맞이하는 사람. 초록 없는 겨울로 인해 사랑이 고갈되는 탓에 봄이면 사랑통을 겪지만 여름의 신록으로 사랑을 가득 채운다.
사랑, 사랑 노래를 불러도 늘 목이 마르다. 언젠가는 욕심인가 싶었나 싶은데 이내 생각을 바꿔본다. 사랑은 욕심이 맞고, 욕심을 성심껏 부려야한다고 본다. 다채로운 삶을 살고 싶기에.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다만 심심할 것이다. 무던할 것이고, 무료하고 지루할 것이다. 무채색 하루를 산다고 세상이 무너지진 않을 테지만 고통과 시련을 겪을 지언정 사랑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아플지언정 좀 더 행복할 것. 괴롭겠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애틋함과 아늑함 속에서 사르르- 녹아버리고 싶다. 사랑만이 전할 수 있는 눈빛, 꽉잡은 손, 쉬폰 케이크 같은 입맞춤과 포옹을. 오래도록 사랑에 살을 맞대며 살아갈 것. 사랑 속에서 한 없이 살랑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