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보기로 합니다
잘 살고 있나.잘 살아내고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드는 때가 있다. '잘' 산다는 건 무얼까.정해진 답이 없다면 살아가면서 각자가 내리는 정의가 답이 되려나.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는 저만의 답을 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나는 어떤 답을 내릴지. 지인들의 답은 무얼지.
어릴적엔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 특별하게 살아내겠노라고 다짐하던 때가 있다. 세상을 잘 모르고, 모든 것이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었던 나르시즘적인 면모가 두터웠던 어렸을 때의 나는 그러리라 생각했다. 자신이, 이 삶이, 얼마나 평범한 것인지. 생각보다 사람들은 비슷한 공통분모가 많고, 그렇기에 그 속의 다름이 빛나는 것이라는 걸. 평범하기에 특별하다는 걸 알게된 것은 몇 년이 채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속절없이 찾아오는 삶에 대한 회의감, 정답 없는 삶에 대한 끝 없는 의문. 알면서도 당하는 시련들은 반복되겠지. 그럴때면 속수무책으로 미소 짓던 날들. 의문없이 사랑을 말하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피할 수 없는 절망처럼 또 남김 없이 행복해질 하루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걸 믿으면서.
흐린 날에 잿빛 같던 한강도 해사한 볕을 받을 때면 누구보다 푸르게, 어느 북유럽의 밤하늘의 별빛 부럽지 않게 반짝이는 윤슬이 찬란하게 빛나듯이. 울림이 있어서 생동하는 삶일 수 있다는 걸 되새기며 한껏 일렁여보자. 파도가 거세게 이는 격동의 하루들이 옭아매도 다시 아름답게 웃어보일 하루가 발을 맞춰 올 것이라는 걸 단단히 믿으면서. 오늘도 다시 살아보기로 합니다. 내일이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오늘이 어제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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