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나를 흠뻑 적신 데도
사랑할 테지
사랑이 나를 흠뻑 적신 데도
슬플 테지
행복으로 점철된 순간에도
불안이 잇따를 테고
심연의 그림자 속에도
한줄기의 빛이 비치기를 바라고
희망을 품을 테지
삶이란 다채롭게 빛나다가도
어느 파도에 쉽게 휩쓸릴 테고
무위의 순간에 잠겨
고독함을 느낄 테고
눈부시게 찬란하다가도
행복의 부재에 헛헛해질 테고
사랑이 차려 놓은 만찬에
한껏 취할 테지
사람에게 상처받은 마음에
누군가 두 손을 살포시 포개어 줄 테고
지울 수 없는 흔적 옆에
시들지 않을 꽃을 새겨 줄 테지
이 모든 슬픔과 희망을 나는
사람과 사랑 속에 피고 지는 꽃,
삶이라고 부를 것이다
부드러운 안녕을 전해요.